[회고] 신입 백엔드 개발자 취업

 기나긴 취준 끝에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을 했다. 그리고 현재 회사에서 Spring으로 백엔드 개발을 하고 있다.

 대학 입학부터 졸업, 싸피, 취준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고생을 했기 때문에 여정을 돌아보고자 한다.

 

 

 

 

 

1. 전공자의 진로 고민

 고등학생 때까지 문과였는데, 수능 점수에 맞춰서 교차지원으로 들어와 어쩌다 보니 컴퓨터 전공자가 되었다.

사실 원래 생각하던 과도 아니었고, 전공이 안 맞는다고 생각해 2학년까지는 진지하게 전과나 편입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3~4학년 동안 웹, 안드로이드 등을 다루는 강의를 들으며 실습과 프로젝트를 했다.

전공 기초만 들었던 1~2학년 때와는 다르게 직접 웹이나 앱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기획에 흥미가 생기며 스타트업 서비스 기획 공모전과 해커톤에 나가보고 기획자가 될까도 생각했지만..

전공 캡스톤 프로젝트에서 수상하며 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개발도 할만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막학기까지 진로를 기획자와 개발자 사이에서 고민했고, 우선 개발자하다가 안 맞으면 기획자로 전환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 여파로 아직까진 개발자 붐이 일던 시기였다.

 

 

 

 

 

2.  졸업 후 짧은 취준

 4학년 때 전공 캡스톤 프로젝트를 하며, 백엔드 개발이 맞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화면에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DB 등 아키텍처 설계하고 API와 비즈니스 로직을 구현하는 게 가장 적성에 맞았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하며 Spring을 배웠는데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백엔드 개발자로 진로를 정하고 졸업 후 캡스톤으로 했던 프로젝트를 리팩토링했다. 그리고 여러 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에는 내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기술적인 부분, 프로젝트 경험 모두), 그렇게 싸피를 지원하게 되었다.

 

 어느 SI 기업에 면접까지 가기도 했지만 최종 탈락하게 되었고, 싸피에 합격해 입과하게 되었다.

이때 싸피에 입과 해야 하나 마나 고민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1년짜리 교육 과정이다 보니 취업이 늦어지는 것도 있고, 타지 생활을 했어야 했다.(이때까지만 해도 공채로 개발자를 활발하게 뽑던 시기였다.)

 

 

 

 

 

3.  싸피 수료

 싸피하는 동안 많이 배웠다. 싸피라는 좋은 환경에서 질 좋은 강의와 장비 등을 지원받으며 개발할 수 있었고, 열심히 하는 동기들과 같이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다.

 

 1학기 코딩집중 과정 : Java, 알고리즘, 웹(HTML/CSS/Javascript, DB, Spring, Vue)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알고리즘이었다. 좋은 강사님으로부터 알고리즘을 다시 배우고 문제도 많이 풀며 실력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사실 대학에서 웹 트랙을 수강하며, 프론트 프레임워크인 Vue를 제외하고는 이미 배웠던 거라 약간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이때 계속 취준을 했어야 했는데.. 싸피 2학기 프로젝트 과정까지 마치고 취준을 할 계획이라서 안했다.

 

 2학기 프로젝트 과정 : 7주 프로젝트 3회

 팀에서 백엔드 포지션을 맡으며, Spring으로 개발을 했다. 마지막 프로젝트에서는 인프라도 맡으며 AWS, Docker, CI/CD까지 해봤다. 기술적으로 욕심을 부려서 MSA, 빅데이터, CI/CD 등 공부하고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아쉬웠던 건 좋은 기획을 하고, 좋은 기술을 갖다 붙이고, 많은 기능을 구현하는 것보다는.. 짧은 기간 동안 기능 하나를 구현하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왜 구현했는지 고민하고 적용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수료하고 깨달았다.

 

 그래서 수료하고 취준하면서 다시 공부하고,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개선하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반영했다.

 

 

 

 

 

4.  다시 취준 시작

다시 취업 시장으로 돌아왔더니 IT 불황기에요...

 

 

 싸피를 수료하고 나면 금방 취직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여러모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여러 시즌 취준을 하며 시장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특히 신입 개발자를 너무 안 뽑는다.. 대기업/중견 공채는 닫힌 곳이 많고 티오도 많이 줄었고, 중소/스타트업도 사람을 안 뽑는 데다가 경쟁률이 기본 200대 1을 넘어가서 쉽지 않았다. 지원자는 많아졌는데 그만큼 상향평준화가 되었다.

 

 가리지 말고 최대한 여기저기 많이 넣고,

어느 유형의 회사에 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먹히는지 알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면접 기회를 늘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돌아보면 초중반에 삽질을 많이 했어서 아쉬웠다..

 

 서비스 기획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했다 보니, B2C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가고 싶었다. 막상 이력서를 넣다 보니 B2B 솔루션 회사에 서류합이 더 잘 되었고, 관심을 가지고 많이 넣게 되었다.

 

 

 

1. 이력서/포트폴리오

 공채를 진행하는 대기업/중견기업 이외에는 따로 PDF 형식의 자율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받는다. 자율 양식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떻게 써야 하나 감이 잡히지 않아서 삽질을 많이 했고, 피드백을 받으며 계속 수정했다.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적으면서 느낀 점은 취준생이 하는 프로젝트나 기술, 구현 내용 다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별성이 필요했다.

이걸 언제 실감했나고 하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새 팀원들을 구하게 되었는데, 나랑 같은 백엔드 취준생의 이력서를 많이 보게 되었다. 진짜 기술 스택과 구현 내용이 비슷하다. Spring, JPA, MySQL, Redis, AWS, Docker, CI/CD.. 이건 다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OO기술 사용해서 OO구현'이라고 적으면 안 되었다. 최대한 기존 프로젝트 성능 개선, 데이터 많이 떼려 넣어서 테스트하려고 했다.

 

 그리고 인프런 같은 곳에서 돈 주고 이력서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받았다. 최근에 이직 경험이 있는 같은 기술 스택의 백엔드 주니어 또는 면접관 경험이 있는 시니어 분께 받으면 좋은 것 같다.

 

 

 

2. 면접

 나는 서류 붙고 나서 면접 준비를 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이력서 적으면서 꾸준히 했어야 했다. 이력서에 적은 기술과 내용에는 책임이 따른다. 웹, 데이터베이스, 자바, 스프링 등의 기본적인 내용도 잘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관이셨던 분이 말씀하시길 이력서에 기술 화려하게 적었는데, 기초적인 내용에 대답 못한다면 탈락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몇몇 면접에서 떨어진 거 같다.

 

 면접은 언제나 떨린다. 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질문이 들어오는지 데이터를 쌓고, 부족한 부분은 계속 공부하고, 면접에 익숙해지는 게 좋은 것 같다.

 

 + MSA.. 기술 면접에서 털리기 좋은 소재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탈탈 털리고 왔다....

 

 

 

3. 기타

 취준을 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다. 계속되는 탈락에 멘탈이 나가고, 취준이 길어질수록 공백기에 대한 초조함이 생기고,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헬스를 시작했고, 사이드 프로젝트 팀에 들어갔다.

 

 헬스를 시작하고 꾸준히 루틴을 유지할 수 있었고, 멘탈 관리에도 도움이 되었다.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풀려서 좋았다. 면접에서 취미를 물어볼 때 헬스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취준 루틴이 자소서/이력서 작성, 코딩테스트 준비가 메인이다 보니.. 개발에서 멀어지게 되고 공백기가 걱정되었다. 그래서 팀에 들어가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다. 덕분에 내용을 이력서에 추가하고, 사람들이랑 협업하는 감도 유지하고, 대회 나가서 상도 탔다.

 

 그럼에도 취준이 힘든 게 불확실성 때문이다. 점점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주변 동기들이나 친구들에 비해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래도 루틴을 유지하면서 계속 공고 수집하고, 지원하고, 공부하려고 했다.

 

 

 

 

 

5.  취업

 마음을 내려놓을 때쯤 취업이 되었다. 이번 시즌까지만 하고, 안되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접으려고 했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면접을 보러 갈 때 정말 기대를 내려놓고 편하게 갔다. 또 다른 회사에도 합격하며 최종적으로 2승을 하며 취준을 끝냈다. 기약 없는 취준 생활을 더 이상 안 해도 된다는 사실에 가장 기뻤던 것 같다.

 

 그동안 취업을 위해 많은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봤는데, 취직이 되었을 땐 어떤 기준으로 나를 뽑았을지 궁금해졌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회식 자리에서 나를 뽑아준 팀장님께 여쭤봤었다. 이것저것 경험한 것이 많고, 블로그에 트러블 슈팅 등 기록한 것이 인상 깊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신입 포지션에 4명을 뽑았는데 이력서가 거의 1000장이 들어왔다고 하셨다. 내 인생 최고의 경쟁률을 뚫었다..

 

 입사 첫날, 동기끼리 서로를 보고 놀랐다. 다들 전공자에 유명 부트캠프 수료에 기술도 많이 쌓았다.(MSA, Kafka, K8S...)

 취업 시장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많이 돌아왔다.

 

 

 

 

 

6.  회사 생활

 현재 회사를 N개월째 다니고 있다. 우선 내가 원하던 백엔드 분야에 Spring을 쓰며 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이 좋다. 그리고 백엔드 개발자로서 대용량 트래픽과 데이터를 다루는 환경에서 개발하고 싶었는데, 회사 도메인 특성상 데이터와 트래픽이 많아 배우는 것이 많다. 팀원 분들도 좋으시다.

 

 취업 전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도 성장의 한계가 느껴졌는데, 확실히 실무에 바로 투입되면서 배우는 것이 크다. 프로젝트의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과 코드를 분석하고, 디버깅하는 실력이 늘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전혀 다뤄보지 않았던 MongoDB, Kafka, 멀티스레드 등을 바로 학습해서 개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개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입사 초기에는 취업 전부터 하던 사이드 프로젝트를 병행했다. 알고리즘 문제 풀이 감을 잃지 않으려고 취준 때 하던 알고리즘 스터디도 계속 하고 있고, 입사 동기들과 기술 스터디도 진행 중이다. 공부할 것이 많다.